[포켓몬스터/조각글] 토오의 하루
토오는 오늘도 늪지에서 느긋하게 촉촉한 진흙에 뒹굴기도 하고 물가에서 일광욕을 즐기기도 하며 평소와 같이 한낮의 여유를 만끽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느긋하게 시간을 보내던 토오의 눈에 문득 한 무리의 우파들이 보였습니다. 그 아이들은 늪을 건너고 싶어 보였지만 그러지 못해 곤란해 하고 있었습니다. 물 속에는 위험하고 강한 포켓몬들이 있을 뿐 아니라 자신들의 삶의 터전을 멋대로 침입한다고 달가워하지 않는 이들도 있기 때문입니다. 심지어 같은 우파들 중에서도 말이죠.
토오는 자신이 우파였던 시절을 떠올렸습니다. 그때 자신도 다른 토오에게 도움을 받아 늪을 건넌 적이 있습니다. 그리고 아마도, 그 은혜를 갚을 때가 지금 온 것 같습니다. 토오는 우파들에게 말을 걸었습니다.
"얘들아, 얘들아."
"응? 우리?"
우파들은 두리번거리다 토오와 눈이 마주쳤습니다. 토오는 방긋 웃으며 다시 말을 건넸습니다.
"으응. 너희 늪 건너려는 거지? 괜찮으면 태워줄게."
우파들의 표정이 밝아졌습니다. 역시 늪을 건너지 못해 곤란했던 모양입니다.
"진짜로? 고마워~"
"이 정도로 뭐얼. 자, 내 위에 타. 안 떨어지게 조심하구."
토오는 우파들을 등 위에 태우고는 유유히 늪을 건넜습니다. 토오의 등은 널찍했고 우파는 아주 작고 가벼웠습니다. 그러니 그건 아주 쉬운 일이었습니다.
"고마워, 토오!"
"이 정도로 뭘. 그냥, 한 가지만 약속해 줘."
"응응. 무슨 약속?"
토오가 고마워하는 우파들에게 무어라고 속삭이자, 우파들이 고개를 열심히 끄덕였습니다. 토오는 그런 우파들을 보고 빙긋 웃으며 자신의 보금자리로 돌아갔습니다.
[너희도 토오가 되어도 우파를 잊지 말아 줘.]